세 번째 키워드 '갱신 앞둔 영끌족'입니다. 기준금리가 3%로 올라가면서 대출금리도 계속 뛰고 있는데요. 문제는 5년 전 저금리 때 영끌하신 분들, 곧 금리 갱신 시기라는 겁니다. 원리금이 얼마나 오르는 건가요?
[답변]
먼저 오해부터 풀어드리겠습니다.
은행에서 '고정형'이라고 부르는 주담대는 대부분 30년 내내 고정이 아니라 5년만 고정입니다.
정식 명칭이 '혼합형'인데, 처음 5년은 금리가 묶이고 6년째부터는 변동금리로 바뀝니다.
만기까지 금리가 안 바뀌는 순수 고정은 보금자리론 같은 정책대출에나 있습니다.
그럼 5년 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.
2021년은 기준금리가 0.5%였던 시기라, 이 혼합형을 연 3% 안팎에 받으신 분이 많았습니다.
그 5년이 올해 끝납니다.
예를 들어, 5년 전 연 3% 금리로 3억 원을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으로 빌렸다면 월 상환액이 약 127만 원이었습니다.
5년을 갚으면 남은 원금이 약 2억 6,700만 원인데, 이게 지금 금리로 재산정됩니다.
연 7%면 월 약 189만 원, 8%면 약 206만 원입니다.
원금은 줄었는데 월 부담은 각각 62만 원, 79만 원 늘어나는 겁니다.
한국은행 추산으로는 주담대 금리가 0.25%포인트만 올라도 전체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이 약 1조 8천억 원, 1인당 평균 29만 6천 원 늘어납니다.
두 달간 오른 0.5%포인트가 다 반영되면 1인당 연 59만 2천 원입니다.
[앵커]
그러면 못 버티는 분들이 나올 수밖에 없겠네요.
경매가 많아질 것 같은데, 흔히 강제경매·임의경매라고 하잖아요.
뭐가 다르고, 지금 경매 물량은 어느 정도인가요?
[답변]
임의경매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 원리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하면, 은행이 별도 재판 없이 담보권을 근거로 바로 신청하는 경매입니다.
반면 강제경매는 담보가 없는 채권자, 예를 들어 보증금을 못 받은 세입자가 소송에서 이겨 확정판결을 받은 뒤 신청하는 경매입니다.
그래서 영끌족 대출 부실은 임의경매로, 전세 분쟁은 강제경매로 나타납니다.
물량은 이미 역대급입니다.
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집계로 올해 1월부터 8월 28일까지 전국 아파트·빌라·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임의경매 신청이 1만 8천여 건으로, 1년 전보다 11% 넘게 늘었습니다.
지난해 임의경매 2만 4,848건이 11년 만에 최고였는데, 올해는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새로 쓸 가능성이 거론됩니다.
경매시장 분위기도 뜨겁습니다.
8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105.3%로 감정가를 넘겼고, 셋째 주에는 98.6%로 주춤했지만 동대문구 용두동 아파트가 감정가의 132%에 낙찰되는 등 중저가 물건에는 응찰자가 몰렸습니다.
다만 대출 규제로 고가 아파트는 유찰이 잇따르고 있어, 열기는 중저가 위주라는 점은 봐야 합니다.
[앵커]
그런데 집주인이 은행 빚을 못 갚아서 경매로 넘어가면, 정작 불똥은 전세 사는 분들한테 튀는 거 아닌가요?
[답변]
맞습니다.
임의경매에서 세입자가 가장 위험한 이유는 순서 때문입니다.
은행 근저당은 보통 세입자가 들어오기 전에 잡혀 있어서 낙찰 대금에서 은행이 먼저 가져가고, 세입자는 남은 돈에서 받습니다.
집값이 빠져서 낙찰가가 낮으면 보증금이 모자라는 게 이른바 깡통전세입니다.
그래도 소액 세입자를 위한 보호 장치가 있습니다.
바로 최우선변제권입니다.
보증금이 일정 금액 이하인 소액임차인은 선순위 근저당이 있더라도 보증금 가운데 일정액을 먼저 받을 수 있습니다.
서울은 보증금 1억 6,500만 원 이하일 경우 최대 5,500만 원까지입니다.
다만 이 최우선변제 기준이 현재 기준으로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.
집에 먼저 설정된 근저당이 있다면 그 근저당이 설정될 당시의 소액임차인 보호 기준이 적용될 수 있어, 오래된 근저당일수록 보호받는 금액이 더 적을 수 있습니다.
문제는 이런 위험이 실제 비아파트 경매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.
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빌라·오피스텔 경매 진행 건수가 2만 385건으로 1년 전보다 67.8% 늘었는데, 빌라 매각률은 24.6%, 오피스텔 매각률도 21.6%에 그쳤습니다.
이렇게 주로 세입자가 많이 사는 비아파트 경매가 늘어가는데도 팔리지도 않은 상황입니다.
정리하면, 전세 사는 분들은 지금 세 가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.
등기부등본에서 집주인 근저당이 얼마인지,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돼 있는지, 그리고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돼 있는지입니다.
그리고 실제로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면 법원이 정한 배당요구 종기까지 배당요구를 해야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경매 통지를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.
결국 금리 인상의 청구서는 집주인에게 먼저 가지만, 마지막에 받는 사람은 세입자가 될 수 있습니다.
▣ KBS 기사
"경매 물건 쏟아진다”…금리 갱신 앞둔 영끌족 ‘비상’ KBS News